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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희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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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박물관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8.06.02 (14:04)  /  조회 : 2,549

  일본 도쿄 한복판 신주쿠(新宿)에는 코리아타운이 있다. 딱히 팻말이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또 언제부터 그리 됐는지도 확실치 않지만 보통 싱오쿠보역(新大久保驛)에서 신주쿠 구청에 이르는 수백 미터 도로주변을 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


  최근에는 욘사마붐, 한류붐이 일면서 일본인들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제2 한국의 광장’이란 이름의 건물 7층에 자리한 고려박물관(www.40net.jp/~kourai)도 그 중 하나다. ‘고려’는 나라이름이 아니라 한국(남)과 조선(북)을 총괄하는 뜻으로 코리아를 가리킨다.


  고려박물관은 일본 내 풀뿌리 시민운동의 결실이다. 과거 일본의 침략사를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재일교포에 대한 일본 사회의 차별·편견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성과 일본·코리아 간의 신뢰관계를 새롭게 구축하자는 취지로 지난 1990년 9월 설립모임이 시작됐다.


  이후 총 462명의 개인·단체가 751만엔(약 7510만원)을 모았다. 이로써 박물관은 2001년 12월 8일 문을 열 수 있었다. 현재도 박물관은 개인 후원금과 입장료 수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일본의 과거 만행에 대한 홍보활동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엊그제 서울에서 만난 야마다 사다오씨는 3년 전부터 고려박물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우리의 화제는 때가 때인 만큼 자연스럽게 최근의 한·일 관계로 모아졌다. 야마다씨의 활발한 현장 소식이 자못 흥미롭다.


  현재 고려박물관에서는 ‘일본·한국·북한의 최초 우표·지폐전’이 열리고 있는데 전시품 중에는 1910년대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독도사진우표도 있다고 했다.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로 얻은 것을 기념하여 조선의 주요 지형을 사진으로 담은 우표 시리즈 중 하나로서.


  그렇다면 조선총독부는 처음부터 독도가 조선영토였음을 실토한 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일본정부가 ‘일본영토 운운’한다는 게 말이나 되냐며 야마다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일본의 정치가들이 한국에 진정한 친구가 있다면 그런 어리석은 행태는 보이지 않을텐데 하면서 안타까워했다.


  우리의 독도영유권을 재확인 한 것보다 믿음이 가는 일본인 친구의 얼굴 속에서 한·일 관계의 새로운 희망을 읽을 수 있다는 게 더 감사한 일이다. 아직도 일본에는 야마다씨같이 양심적인 이들이 적지 않다. 고려박물관의 취지에 공감하고 후원에 동참하는 이들만 해도 그 얼마인가.

 

2005년 4월 1일 조용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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