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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희년교회

희년(禧年·The Jubilee)은 50년만에 잃었던 땅을 되찾고 노예가 풀려나는 은혜의 해입니다(레위기 25장).
안식·해방·복권의 희년은 시공을 뛰어넘어 요청되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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禧年과 토지공개념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8.06.02 (13:52)  /  조회 : 1,719

  일반인들에게는 꿈같은 일이겠지만 대학교수들이 7년마다 안식년(安息年·sabbatical year)을 맞는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안식년의 근거인 구약성서에 따르면 원래 안식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땅이었다.


  7년에 한 번씩 경작을 멈추고 땅을 쉬게 하는 것은 지력(地力) 회복의 의미도 있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땅이 하나님의 소유임을 재확인한다는 점이다. 안식년에서 발전된 개념인 희년(禧年·jubilee,레위기 25장)을 보면 그 의미가 훨씬 더 명백해진다.


  희년은 안식년이 7번 지난 후 맞는 첫 해, 즉 50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온다. 희년의 핵심은 땅과 사람의 해방·복권이다. 희년과 희년 사이에, 가난 때문에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토지를 팔 수밖에 없었거나 종이 된 자들도 희년이 되면 토지 잃은 자는 토지를 되돌려 받으며 종이 된 자들은 종에서 해방된다.


  심지어 토지는 희년을 기준으로 값이 매겨진다(레위기 25:15~16). 희년이 되면 어차피 원 주인에게 땅을 돌려줘야 하기에 토지 매매가는 희년 직후에 가장 비싸고 다음 희년에 가까워질수록 싸진다. 희년의 역사성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적어도 토지의 사적독점 폐해를 지적하는 논리는 이 희년 사상에서 출발한다.


  여기에는 영국의 사회사상가 헨리 조지와 그의 사상을 따르는 조지스트(Georgist)들이 대표적이다. 조지는 ‘진보와 빈곤(1879)’에서 사회가 발전함에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토지사유제로 인해 불로소득(지대)이라고 보고 기존의 근로세 등을 폐지하고 불로소득을 모두 세금으로 징수하는 토지단일세(land only tax) 도입을 주장했다.


  최근 부동산 투기 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정부가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공개념제도의 근거도 따지고 보면 희년 사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본주의의 핵심 논리인 사유재산제도와 모든 토지가 하나님(왕)에 귀속돼 있다고 전제하는 전(前)자본주의 시대의 논리가 상충된다는 점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토지공개념에 입각한 몇몇 제도는 이미 위헌 판정으로 폐기된 바도 있다.


  그럼에도 토지공개념은 큰 의미를 갖는다. 비단 토지가 하나님의 것이라는 신앙적 고백이 아니더라도 토지는 한정된 자연의 소산인 데다 그 위에 지어진 건물·주택 역시 한정성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희년과 토지공개념의 목표는 사회주의 식 국유화가 아니라 공동체의 해방·복권에 있기 때문이다.

2003년 10월 17일 조용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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