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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희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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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國 헌법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8.06.02 (14:11)  /  조회 : 1,579

  ‘라스트 사무라이’는 썩 개운치 않은 영화다. 일본의 무사도를 지나치게 미화한 듯한 느낌이다.


  메이지유신(1868) 직후 미국 남북전쟁의 전사 네이선 알그렌 대위는 일본 신식군대의 교관으로 부임했으나 뜻하지 않게 사무라이 집단의 포로가 된다. 이후 그가 점차 사무라이들의 보수적 신념에 동화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사무라이 찬양에 열을 올린다.


  이 영화를 위해 에드워드 즈윅 감독과 알그렌 역의 톰 크루즈는 니토베 이나조 도쿄제국대학 교수가 일본정신을 서구에 알릴 목적으로 1900년 영문으로 출판한 ‘무사도(Bushido: The Soul of Japan)’를 탐독했노라고 2003년 일본의 시사회장에서 밝혔다. 허리우드영화가 일본의 전통문화를 상품화한 격이다.


  제7기병대 소속의 알그렌은 과거의 인디언 학살 경험 때문에 내내 괴로워한다. 과거 그는 근대의 이름으로 인디언을 학살하는 편에 섰다가 이제는 문명개화 때문에 밀려나는 사무라이 전통을 옹호하는 편에 선다. 영화는 그가 무사도를 익히면서 내상을 치유받은 덕분이라고 엮어간다.


  이를 두고 일본의 인류학자 나카자와 신이치는 ‘헌법 9조를 세계유산으로(2006)’란 책에서 알그렌의 고민을 일본국헌법(평화헌법) 탄생에 비유한다. 미국이 전쟁포기·비무장(평화헌법 제9조)이란 이상향을 일본에 떠안긴 것처럼 알그렌은 사무라이를 미화함으로써 학살의 책임에서 벗어나려 했다는 주장이다.


  오랜 전쟁 끝에 원폭까지 터뜨렸던 미국은 누구도 따르기 어려운 이상향을 일본을 통해 실현해보고자 했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전쟁이 벌어지자마자 일본재무장을 위해 평화헌법 개정을 요청했다. 그렇지만 일본국민은 지금까지 평화헌법을 지켜냈다.


  평화헌법은 군사대국 일본의 등장으로 상당히 빛이 바랜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일본정부는 헌법개정을 기정사실로 접근하고 있어 평화헌법이 매우 위태롭게 됐다.


  그러나 평화헌법을 지키자는 주장도 거세다. 나카자와 교수는 평화헌법은 인류의 이상향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세계유산으로 남겨야 한다고 역설한다. 존 다워 미 MIT대 교수는 “일본이 인접 국가들에 사과하기를 주저하는 건 문제지만 사실 가장 확실한 사과는 두 번 다시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헌법 9조 정신”(영화 ‘일본국헌법’)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3일은 평화헌법 제정 60주년이었다.

 

2007년 5월 9일 조용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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